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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청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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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다음 내용은 이 시대의 영성가 중 한 분인 토머스 키팅 신부의 묵상 글을 이해하기 쉽게 다듬은 것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and the word was made flash>, Thomas Keating 참조) 


  사순 시기에 우리가 누려야 할 것은, 자기 사랑과 이웃 사랑과 하느님 사랑입니다.


  재의 수요일 복음(마태 6,1-6.16-18)은 우리를 먼저 자기 사랑에 초대합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사순 시기에 자선과 단식과 철야기도 등 각종 규정 준수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슨 일을 하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라고 충고하십니다. 이것은 영성 생활의 초보자들에게는 어려운 말입니다. 회개의 시작 단계에서 성취와 성공을 맛보기 시작하면, 우리는 경쟁 심리나 규정 준수를 위한 강박 충동을 갖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식과 자선과 기도를, 아무도 보지 못하게 사람들에게 숨겨라. 그렇지 않으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수가 없다.”라고 경고하십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숨김으로써, 우리는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게 되고, 자신에 대한 진실을 인식하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성인이나 깨달은 자가 되고 싶은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한 욕망이 자신에 대한 진실을 감춥니다. 어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곳에 에너지를 집중하면, 실제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이 어려워집니다.


  내면으로 들어가 침묵 중에 기도함으로써 자신의 상처와 어둠을 직면하는 경험을 합니다. 이것을 ‘자기 인식’이라고 합니다. ‘자기 인식’으로 인해 우리는 서서히 자신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말하자면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우리의 죄 많은 인간 조건을 인정하는 은사를 받게 됩니다. 주님께서 수난 중에 죄 많은 인간 조건의 무게를 짊어지셨을 때 세 번이나 쓰러지셨다면, 우리도 우리 죄의 무게로 몇 번이나 쓰러지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에 관한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자기 사랑의 시작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얼마나 편안하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입니다. 진흙탕에 빠져서도 여전히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아이처럼, 우리가 곤경에 처했을 때 편안함을 느낄수록, 우리도 만족스럽게 진흙탕에 뒹굴면서 “아, 참 평화롭다!”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하느님을 더 신뢰하면서 우리의 작은 손을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자기 사랑입니다. 자신과 자신의 비천한 상태를 진정 사랑함으로써,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온전히 인정하며, 그 모든 결과까지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일이 잘 되면,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타인과 관련한 모든 사실조차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평화롭게 지내면 타인과 있는 그대로 평화롭게 지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이 사순 시기에 이루어야 할 이웃 사랑입니다. 


  자기 사랑과 이웃 사랑을 통해 깊이 쉰 다음 마지막으로 가장 깊은 쉼으로 나아갑니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 무한하신 하느님,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다 태워 버리는 불이십니다.”(히브 12,29) 그러므로 그분 앞에서 편안함을 누리려면 참으로 매우 겸손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우리 마음속 무언가가 그분 옆에 자리 잡고 있다면 그것은 재로 타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가장 깊은 쉼을 누리는 사람들은 ‘파스카 성야’를 맞이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습니다. -끝-

 

***사순 제1주일 사파동 본당 주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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