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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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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심기도란 어떤 기도인가요? (2)
윤행도 가롤로 신부/ 월영본당 주임
“향심기도는 관상기도의 선물을 받아들이도록 준비시키는 침묵기도입니다. 관상기도를 통해 우리안에 계시며, 숨결보다 가깝고 사고보다 가까우며 의식 그 자체보다 가까운 하느님 현존을 체험합니다.
이 기도는 하느님과의 관계이면서 그 관계를 촉진시키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향심기도는 다른 기도를 대체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기도에 깊은 의미를 더하며 능동적 기도 -소리기도, 정신기도, 정감적기도- 에서 하느님 안에서 쉬는 수용적 기도로 옮아가게 도와주지요.
향심기도는, 기도가 하느님과의 인격적 관계라는 것과 그것이 그리스도와의 대화를 넘어서 그분과의 친교로 나아가는 움직임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향심기도의 원천은, 관상기도로 이끄는 모든 방법에서와 마찬가지로 내주하시는 삼위일체, 즉 성부,
성자, 성령이십니다. 향심기도의 초점은 우리와 살아 계신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이며, 향심기도의 효과는 공동체적입니다. 곧 이 기도는 믿음의 공동체를 건설하고 그 구성원들을 상호 우정과 사랑 안에 결속시키는 데 이바지합니다.”(한국관상지원단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내용입니다)
향심기도가 어떤 기도이고 어떻게 하는 기도인가를 말씀드리기 전에 왜 향심기도, 즉 관상기도를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발달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은 태어나고 자라면서 세 가지 기본적인 욕구가 생겨난다고 합니다.
0~2세쯤에 형성되는 안전과 생존의 욕구, 2~4세쯤에 형성되는 애정과 존중의 욕구와 힘과 통제의 욕구가 그것인데, 이 세 가지 욕구는 인간으로 하여금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원천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세 가지 욕구가 무의식(비의식)에 자리를 잡아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게 하는, 모든 에너지의 중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욕구가 충족되면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느끼고 반대로 욕구가 좌절되면 불행하다고 느끼거나 분노, 슬픔 등의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라면서 욕구의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그때마다 보상심리가 작용하여 욕구를 충족시켜 줄 그 무엇을 찾게 되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참자아와 반대되는 거짓 자아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아 일생 동안 우리의 삶을 좌우하게 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물건을 살 때 필요한 만큼만 사지 않고 항상 여유로 한두 개를 더 삽니다. 일곱 남매 중 여섯째로 자라면서 형들이 제 것을 가져갔던 기억 때문에 제 것을 여유 있게 마련하고자 하는 욕구(안전과 생존) 때문입니다.
제가 부제였을 때 강론 실습 시간에 담임 신부님이 어떤 모습의 사제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각자의 각오, 즉 ‘사목강령’을 적게 하여 동료들 앞에서 발표를 시킨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발표한 ‘사목강령’에는 무려 32가지의 결심이 들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한가위나 설 명절 때 사목위원들께 제 돈으로 선물을 해드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심대로 사제로 서품된 후 제법 오랫동안 본당 사목위원님들께 명절 선물을 드렸었는데 향심기도를 하게 되면서 그렇게 하는 ‘숨은 동기’를 찾아보았더니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칭찬 듣기 위함이었습니다(애정과 존중의 욕구).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칭찬받은 기억이 없어 누군가로부터 칭찬을 받고자 무의식적으로 어떤 행동들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것을 깨닫는 순간 ‘그 짓’을 그만두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거나 봉사라 하더라도 그 동기가 순수하지(정화되지) 못하면 그 일을 통해 영적으로 진보하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하게 됩니다. ‘숨은 동기’란 세 가지 욕구가 좌절되거나 완전히 충족되지 못함으로 인해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써 우리의 의식이나 행동을 유발시키는 감추어진 동기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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