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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임선 수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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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세리인 마태오를 당신의 제자로 삼으시면서, 그의 집에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십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불평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마태9,13)라는 사실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시대 유태인이 증오의 대상으로 삼았던 세금 징수원인 마태오가 세금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태오는 아마도 당시의 사람들로부터 세금 징수원으로서 기피 당하는 인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마태오에게 "나를 따라오너라"(마태9,9)라고 부르셨습니다. 이로써 마태오는 예수님의 자비하신 마음에서 나오는 음성을 들었고, 예수님의 자비하신 눈길을 느끼게 되고, 자신에게 얽매어 있던 부정의 굴레에서 진정한 자유를 향하여 구원의 새 삶, 새 생명에로 첫 발을 내딛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오너라"라고 부르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상태에서 이 세상에 태어났으나, 우리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면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죄와 허물로 얼룩진 우리 자신 안에 갇혀 있던 죄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우리가 우리 눈에 좋은 것은 선하다 여기고, 우리 눈에 나쁜 것을 죄인이라 여기며, 우리 이웃을 세리 마태오로 간주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따라서 우리 자신이 원치 않은 상황이나, 사건을 접하거나 만나고 싶지 않은 이웃과 맞닥뜨릴 때, 우리는 고뇌의 강을 건너 성령께서 우리 마음 안에 역사하시도록 우리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우리 이웃에게 예수님처럼 너그러운 자비와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의 바람대로 살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거짓자아의 짐을 덜어내는 삶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자신에게 밀착된 기존의 생활 방식, 생각, 판단을 과감히 무너뜨리고, 이웃을 용서하는 기적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에 모든 것을 의탁해야 가능합니다. 더더우기 우리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보다 보지 못하는 것이 더욱 많기에, 항상 이웃의 가슴에 간직된 것을 볼 수 있는 자비스런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마태오를 보듯이 하느님의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을 바라볼 때, 이웃의 생명의 숨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렇게 이웃의 아픔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면서, 소중한 이웃의 전 인격을 다정다감한 모습과 진실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내가 바라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자비이다"(호세3,6)라고 하신 하느님의 자비의 바다에 잠김으로써 우리 이웃과 새로운 생명의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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